2024년 등장한 중국의 초거대 AI 모델 ‘딥시크(DeepSeek)’는 글로벌 AI 생태계를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은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독자적인 전략이 요구되는 위치에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딥시크의 의미와 파급력, 그리고 이에 대한 한국 정부·산업계·학계의 대응 방향을 분석해 보고, 한국이 앞으로 AI 패권 구조에서 어떤 입지를 가져가야 할지 전망해봅니다. 부디 현재까지는 별 대책이 없는 듯 보이는 우리나라가 AI 관련 좋은 전략을 마련하고 추진하길 바라며 계속해 봅니다.
딥시크의 파급력과 글로벌 반응
딥시크는 중국의 독립적 AI 역량을 상징하는 모델로 평가됩니다. GPT-4에 버금가는 성능, 중국어 최적화, 자국 하드웨어와의 통합성을 기반으로, 딥시크는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일부 비서구 국가들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GPU 제재, 반도체 수출 규제 등 글로벌 기술 분할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등장해, '중국의 AI 자립 선언'이라는 상징성을 지녔습니다. 글로벌 반응은 복합적입니다. 미국은 기술 격차 유지와 규제 강화를 중심으로 대응하며, 자국 기업 중심의 생태계 수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유럽은 AI법 제정과 동시에 ‘탈미·탈중’의 균형 전략을 추구하고 있으며, 중동·동남아 등의 신흥국은 딥시크의 상대적 비용 효율성에 주목하며 채택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딥시크는 단순한 기술 성과를 넘어 글로벌 기술 질서 재편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한국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를 동시에 제공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현재 대응 전략 분석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산업과 IC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서는 아직 후발주자입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 등 국내 자체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글로벌 상용성과 생태계 확장성 측면에서는 오픈AI나 딥시크에 비해 인지도나 영향력이 낮은 편입니다. 정부는 2023년 ‘초거대 AI 국가전략’을 발표하며, AI 반도체·데이터센터·인재 육성 등 전방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공동으로 AI 연합을 결성해, 연산 자원 및 언어데이터 공유를 통한 협력체계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력 자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확보를 위한 전략적 브랜딩과 외교적 연계는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학계와 연구기관에서도 딥시크와 같은 모델에 대한 분석 및 벤치마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어 특화 모델의 정확성, 맥락 이해도, 응답 품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윤리, 공공 데이터 활용 등 법·제도적 기반도 점진적으로 마련 중입니다. 한국은 현재 미국 중심 기술 생태계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으나, 중국발 AI 기술의 부상은 중립적 기술 외교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미래 전략과 기회 요인
딥시크의 등장은 한국에게 위협이자 기회입니다. 위협 측면에서는 AI 기술 패권이 양극화될수록 선택의 압박이 커지고, 글로벌 표준 제정이나 플랫폼 종속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있습니다. 반면, 기회는 한국이 ‘기술 중립국’으로서 다자간 협력과 조율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첫째, 한국은 AI 반도체 및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활용해, 미국·중국 모두에게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산 AI 가속기 개발 및 고성능 서버 공급망 주도는 한국의 기술 자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한국어 기반 AI 시장의 성장은 언어 문화권 특화 모델 수요를 반영하며, 한국이 아시아권 다국어 모델 개발의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합니다. 또한 콘텐츠 산업, 의료, 제조 등 데이터 품질이 중요한 분야에서 특화형 AI 모델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셋째, 외교적으로는 미국·중국과의 균형 잡힌 협력체계를 유지하며, EU·ASEAN 등 제3지대 국가들과 기술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술의 정치화가 심화될수록 한국은 기술 중립성과 규범 제안 능력을 무기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전략은 단기성과보다 중장기적 시각이 요구되며, 민관의 유기적 협력이 핵심이 될 것입니다. 딥시크는 단순한 기술 성과를 넘어 글로벌 AI 패권 지형을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 변화 속에서 ‘기술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이자 조율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합니다. AI 생태계의 독자성과 국제 협력의 균형을 동시에 추구하며, 글로벌 기술 질서 속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때입니다. 지금이 바로 한국형 AI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