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는 수십 년 동안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제조업의 글로벌 분산을 추진해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있었고, 미국은 제조 기반을 해외로 이전하며 소비 중심의 경제로 전환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기존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드러냈고, 이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은 핵심 제조업의 자국 회귀, 즉 ‘리쇼어링’에 나서고 있습니다. 동시에 중국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조업 전환을 시도하며 글로벌 산업 패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두 나라의 상반된 제조업 전략은 자국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상이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중국 제조업의 구조 변화와 주가 영향
중국은 2000년대 초반 WTO 가입을 기점으로 글로벌 제조업의 중심지로 부상했습니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은 외국 기업들의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유도했고, 이는 중국 경제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세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러 가지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생산 비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인구 감소, 도시화로 인한 생활비 상승 등으로 인해 중국 내 제조원가는 더 이상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애플, 나이키,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중 무역전쟁 이후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기술 수출 제한은 중국 제조업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이러한 압박을 기회로 삼아 자립 기술 개발과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반도체, AI, 우주항공 등의 분야에서 국가 주도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CATL, BYD, 화웨이, SMIC 같은 기업들이 증시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청년 실업률 증가, 외국 자본 이탈 등의 요인은 시장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의 투명성 부족과 정책 리스크로 인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이는 A주, 홍콩H주 시장에 단기적인 변동성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과 증시 흐름
미국은 2020년 이후 공급망 안정성과 경제안보 차원에서 리쇼어링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차원의 산업전략으로 제조업 부활을 내세우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CHIPS and Science Act 등 굵직한 정책을 연달아 발표했습니다.
CHIPS법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520억 달러 규모의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미국 내 생산시설 건립을 유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텔,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애리조나, 텍사스 등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반도체 기술 자립과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도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한편 IRA는 청정에너지 산업을 지원하는 법안으로,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산업 전반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합니다. 이로 인해 테슬라, 넥스트에라 에너지, 솔라엣지 등 관련 종목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성장 기대감을 동시에 얻으며 증시에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제조업 관련 산업재 섹터의 반등도 주목할 만합니다. 캐터필러, 디어, US 스틸 같은 인프라, 건설기계, 철강 기업들이 리쇼어링과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들은 S&P500 지수 내 산업재 비중 증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나라 전략 비교: 리스크와 기회의 분할
중국과 미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 전략과 리스크 구조는 확연히 다릅니다. 중국은 ‘기술 혁신’을 중심으로 산업 고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국영기업 중심의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리스크, 외국인 자본 이탈, 글로벌 규제 환경 등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은 글로벌 투자자에게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해외자본 유치에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공급망 복원’과 ‘자국 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추며 보다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본시장 투명성, 정치적 신뢰도,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자금이 미국 증시로 몰리는 배경이 되기도 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지금 중대한 재편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기술 중심 제조 강국’으로, 미국은 ‘자국 내 생산 회귀’를 추구하며 새로운 제조업 생태계를 구축 중입니다. 이로 인해 증시에서도 제조업과 산업재 섹터가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 있는 구조적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