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생성형 AI 시장을 주도하는 동안, 애플은 비교적 조용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2025년을 기점으로 애플이 본격적인 AI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애플의 AI 도입이 지연된 배경과, 2025년 애플의 "AI 모먼트"가 기대되는 이유를 시리(Siri), WWDC, 생태계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I 도입 지연: 전략적 침묵과 기술 기반 다지기
애플이 지금까지 생성형 AI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모습을 보였던 이유는 단순한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전략적인 침묵과 준비 기간이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구글은 Bard,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 등 다양한 생성형 AI 솔루션을 빠르게 선보였지만, 애플은 이러한 AI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사용자 프라이버시에 대한 집착. 애플은 항상 ‘개인정보 보호’를 브랜드 핵심 가치로 삼아 왔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 대규모 AI 모델을 단순히 도입하는 것이 아닌, 온디바이스(On-device) AI 기술에 집중해왔습니다. 이는 데이터가 기기 내에서 처리되어 외부 유출 우려가 적지만, 기술적 구현은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구조입니다.
둘째, 하드웨어 최적화의 필요성입니다. 애플은 칩셋 설계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기업입니다. 따라서 AI 기능을 하드웨어와 완벽하게 결합하기 위해서는 A시리즈, M시리즈 칩의 성능과 발열, 배터리 효율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다층적 준비 과정이 지연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애플은 시장을 선도하기보다는 완성도를 높인 후 뒤늦게 진입하여 표준을 장악하는 전략을 자주 구사해왔습니다. 아이폰도 그랬고, 애플워치, 에어팟도 마찬가지였습니다. AI에서도 마찬가지로 "성숙한 시점"에 정확히 진입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AI 모먼트는 WWDC 2025? 시리의 재탄생 기대
애플의 AI 모먼트가 현실화될 가장 유력한 시점은 WWDC 2025입니다. 세계 개발자 회의인 WWDC는 매년 6월경 열리며, 새로운 OS 기능과 플랫폼 전략이 발표되는 자리입니다. 시장에서는 이 행사를 통해 완전히 새로워진 Siri와 AI 기반 OS 기능들이 대거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리는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GPT 기반 챗봇들에 비해 명령 인식력과 대화 능력 모두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5년에는 LLM(대형언어모델) 기반 Siri로의 대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애플은 이를 위해 자체 언어 모델 개발은 물론, 오픈AI 또는 구글 등 외부 모델과의 협업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macOS, iOS, watchOS 전반에 걸쳐 AI 보조 기능이 탑재될 전망입니다. 예를 들어 이메일 자동 작성, 일정 제안, 사진 편집, 요약 기능 등 생성형 AI가 실생활에서 사용될 수 있는 ‘유틸리티 중심’ 기능들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기술 과시가 아닌, 사용자의 실질적 워크플로우 개선에 중점을 둔 접근입니다.
WWDC 2025는 단지 기능 발표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애플의 생태계 중심 전략과 함께, “AI가 삶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방식”으로 실현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애플 생태계와 AI의 결합이 만드는 가능성
애플의 강점은 단연코 강력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 통합 생태계입니다. 아이폰, 맥,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 홈팟까지 다양한 디바이스가 하나의 애플 ID로 매끄럽게 연결되며, 이러한 환경에서 AI가 적용된다면 기존 AI플랫폼과는 다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리에게 “내일 회의 준비 도와줘”라고 요청하면, 캘린더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메일과 문서 내용을 요약하여 아이패드에 저장하며, 회의 시간 전에 애플워치로 알림까지 보내는 식의 다중 디바이스 협업형 AI가 구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애플은 AI 기능이 단순히 ‘추가 기능’이 아니라, 기기 경험 전체를 새롭게 정의하는 코어 요소로 작용하게끔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생산성 중심의 마이크로소프트, 정보 중심의 구글과는 차별화된 방향이며, ‘사용자 중심 AI UX’에 방점을 둔 것입니다.
향후 앱스토어에 AI 위젯, 서드파티 AI 앱, API가 공개된다면, 수많은 개발자들이 애플 생태계 내에서 새로운 AI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결론: 2025년은 애플 AI의 새로운 시작점
애플은 지금까지 AI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아왔지만, 2025년은 그 전략의 전환점이 될 전망입니다. 늦었지만 치밀하게 준비된 AI 도입, 생태계 전반의 통합적 설계, 그리고 WWDC 2025를 통한 대반격은 애플의 “AI 모먼트”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계기입니다. 이제 시장은 단순히 기술 경쟁이 아닌, 사용자 경험의 차별화로 이동하고 있으며, 애플은 그 무대 위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가 될 준비를 마쳐가고 있습니다.